뜬금없는 생각들2020. 1. 6. 10:15

나는 이제 직장 생활을 한 지 12년 차가 되어가는 직장인이다.

 

2008년 회사에 입사하여 지난 10년 정도의 시간을 소비충으로 살아왔다.

 

입사 7년차, 결혼을 하던 해 내가 가진 돈은 6천만 원 정도였다.

따지고 보면 1년에 1천만원도 모으지 못했었던 것이다.

 

벌기 전부터 쓸 생각만 하면서 살아왔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투자, 절약 등 건설적인 대화보다 대체적으로 소비와 관련된 이야기들의 비중이 컸었다.

 

'이번 주에는 어딜 놀러 가지?'

'이번 보너스가 나오면 뭘 사지?'

'이번 주에는 매일매일이 술 약속이네?'

'곧 신발이 추첨으로 판매를 하는데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

'ㅇㅇ이가 이번에 B사 자동차를 뽑았다더라, 나도 할부로 한대 살까?'

 

대부분 소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류였고

미래보다는 현재에 충실했었던 과거 나의 모습과 내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이다.

 

이렇게 살아온 10년 간의 시간에 전기처럼 찌릿하며 충격이 왔었던 것은 2019년 상반기였다.

2014년 결혼을 하고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24평의 12년 차 아파트를 구매하고 2019년이 되어 조금 더 넓고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5년 전 매수한 가격에 30% 정도 빠져버린 가격을 보며 한 숨만 내쉴 뿐이었다.

뉴스에 나오는 아파트 값이 치솟는다는 수도권 아파트의 상승세는 나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었고, 같은 시간에 누구는 수도권에 투자하여 자산이 두배가 되는 동안 나의 총자산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자괴감에 빠져 무엇도 할 수 없었던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찮게 동생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한 권에서 삶의 진로가 180도 변했다.

 

부동산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소비 패턴 역시 과소비에서 근검절약하는 사람으로, 부정적인 마인드가 지배하던 마음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고 이러한 변화는 여전히 ing를 달리고 있다.

 

내 주위에는 어떤 부류의 사람이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어찌 보면 내가 가졌던 안 좋았던 습관들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자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직장 생활 12년이 지난 현재 내가 가진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사회초년생으로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만나는 사람이 중요함을 느낀다.

물론 누구를 만나든 지난 2-30년간의 생활을 해왔었던 본인만의 삶에 의해서 삶의 진로가 결정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나를 제외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과연 내 주변에는 어떤 부류의 사람이 있는가?

틈만 나면 "너는 차 안 사니?", "어차피 살 거 미리 사~" 이런 식의 말로 나를 소비로 유혹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은지?

나는 그 유혹에 휘둘리고 있는지?

나 역시도 다양한 물건들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절제를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이런 성격과 더불어 소비 유혹충들이 주변에 득실득실하다 보니 나는 자연스레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사람, 현재만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아갔던 것이다.

10년의 소비 생활을 하고 우연찮게 읽게 된 한 권의 책과 우연찮게 변하게 된 내 삶의 환경, 다독과 절제의 삶을 살아가는 직장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서 지난 10년간의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고 나는 변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 사람을 싹 갈아엎었다. 술, 소비에 흠뻑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연을 끊고 미래 지향적인 사람들, 긍정적인 마인드를 탑재한 사람들과의 연을 이어갔다. 그랬더니 삶이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직장에서도 후배들에게는 (어쩌면 꼰대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과거를 답습하지 않게끔 계몽운동도 하고 있다. 나의 이야기에 반응하고 절제의 삶을 살아가는 후배를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나는 그들이 나의 과거처럼 살지 않길 간절히 희망해본다.

Posted by 왕초보부동산스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