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일기2020. 3. 3. 05:47

정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주방을 어지럽히던 물건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정말 오랜만에 와이프와 처형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처음 정리를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고 퇴근만하면 집에와서 집안 정리에 몰두했었는데, 이제 끝이 보인다.

정리라는 것이 쉬워보이지만, 한때 나에게 소중했었던 물건들,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 또 언제 써먹을 지 모르는 물건들을 비워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다. 버리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냉정 해져야하고 과감해야한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항상 우리는 뭐가 안된다며 삶에 대해서 만족감을 갖고 살지 못했다. 농담처럼 이야기하지만, 거지같은 삶이라, 이러이러한 이유때문에, 남들처럼 못하고 있다는 듯 말하는 와이프의 무언가를 하고싶은 욕망. 그것에 대해서 일말의 고민을 해보니 모든 것은 엉망징창으로 널부러져 있는, 그리고 쓸데없이 집안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물건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정리를 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집이라 커다랗게 버릴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리를 하면서 버리고자 마음 먹은 물건들을 하나 둘 꺼내어내다보니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한번도 입은 것을 보지 못했던 와이프의 옷들, 나 또한 몇년 째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한 때 즐겨입었던 옷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옷들, 그리고 지금껏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었던 많은 물건들과 기록들. 우리집안의 50%를 버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들어오는 복이 안에 차지하고 있는 물건때문에 받을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더욱 비우기에 충실했다. 찌들어 있던, 물에 고여있던 수명을 다한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복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냈다. 마음이 정말 편하다. 사실 아직까지도 1년 정도만 더 두고보자하여 남겨둔 물건이 몇몇가지가 된다. 내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의 정리는 끝이 나겠지만 정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쓸데없는 물건, 일회성 물건들에 대한 구매는 몇 번 생각해보고 구매를 해야겠다는 것. 옷도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옷장에 걸린 한두개의 옷을 버리고 사기로 했다. 아예 남은 옷걸이를 버려서 버리지 않으면 사지 못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우스개 소리였지만 진심이었다. 일주일동안 생각해보고 남은 옷걸이들에 대해 결정할 것이다.

아직 하지 못한 것들,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팔거나 기부하려고 한다. 아직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인데, 이녀석들 때문에 지금 마음 한편이 불편하다. 신기하다 고작 그런 물건 때문에 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는 것 자체가..

어서 정리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나에게 들어올 복들을 두팔벌려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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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왕초보부동산스터디